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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중국 배터리

북한산 종이호랭이 2023. 5. 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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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장악 현황에 대해 뉴욕타임스가 최근에 아주 명확하고 상세하게 정리를 잘 했습니다. 이 글을 읽어보면, 중국의 배터리 밸류체인 장악이 확고해서 단기적으로는 그들과의 협업이 없이는 배터리 제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중국은 배터리를 만드는데 필요한 광물들을 직접 보유한 비율도 경쟁국을 압도합니다.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 주요 배터리 광물들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가공하는 시장을 광물별로 63~95%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배터리 광물들은 가공에 여타 광물 대비 3~4배 많은 전력이 소요되고, 각종 유해물질과 폐기물을 배출합니다. 중국의 느슨한 환경규제와 낮은 전력요금이 배터리 광물 가공산업 발전을 견인한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다른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경쟁국들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배터리 광물과 가공 시장을 형성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중국의 원가를 따라갈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 배터리 밸류체인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전기차와 배터리 가격은 상승하게됩니다. 이것이 IRA에도 불구하고, 포드와 테슬라가 중국 배터리를 어떤 형태로든 끌어들이려는 이유입니다. 유럽 전기차업체들이 중국 배터리를 채택하는 원인입니다.

최근 일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K배터리가 최곤데 왜 허접한 중국배터리를 좋다고 하냐"라며 애널리스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중국 배터리 그까이꺼 무시하고, K배터리 핵심소재 지르면된다. 10~20배 오른다" 등등의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희망적인 상상에 불과합니다. 그린산업의 태동기부터 지켜본 제게는 데쟈뷰처럼 과거 경험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과거에도 K산업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기적인 성과에 너무 매몰되어 중장기적인 전략과 투자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결국 K산업은 중국의 저가 경쟁력에 밀려 시장 점유율을 잃어버렸습니다.

배터리 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K배터리가 현재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오래가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이미 K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을 갖춘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것입니다.

K배터리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력과 품질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중국의 배터리 밸류체인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물 자원 확보와 가공 기술 개발, 환경규제와 전력비용 문제 해결 등 다양한 과제를 동시에 진행해야 합니다.

이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K배터리가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K배터리는 곧 중국의 발 밑에 깔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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