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지난 7월 14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입법 패키지인 '핏 포 55(Fit for 55)'를 발표하면서 탄소누출 방지를 위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함께 공개했습니다. CBAM은 EU로 수입되는 제품의 탄소배출량에 따라 EU ETS(Emissions Trading System)에 기반한 탄소가격을 부과하는 제도로, 온실가스 규제가 약한 역외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CBAM은 철강, 알루미늄, 비료, 전기, 시멘트, 수소제품 등 6개 품목에 적용될 예정이며, 이번 달 중으로 EU 의회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CBAM은 오는 10월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25년까지 전환기간을 거친 뒤 26년부터 본격적으로 세금을 부과할 계획입니다. 수입업자들은 매년 EU 배출권거래제 경매가격에 상당하는 'CBAM 인증서'를 구입해 EU에 제출해야 하며, 원산지에서 이미 탄소가격을 납부한 경우 감면을 받을 수 있습니다.
CBAM 도입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EU 수출 품목 중 철강과 알루미늄 업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철강업계는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면서 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수립하고 있으며, 알루미늄 업계는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를 활용한 저탄소 생산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CBAM은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EU 수출국의 시장 다변화로 인한 영향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우리나라의 수출산업에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등 친환경 기술과 제품의 개발과 확산을 촉진하면서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